[캐나다투데이 칼럼] 캐나다 학교에서 친구 만들기, 그리고 조기유학의 진짜 이유

캐나다 학교에서 친구 만들기, 그리고 조기유학의 진짜 이유

해외에서 친구를 사귀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심지어 웃는 포인트조차 다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낯설고 어색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합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이 “지금은 힘들어도, 이 경험이 결국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 거야”라는 믿음으로 조기유학을 결심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세대는 친구 사귀는 일이 그리 복잡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같은 반이면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공 던지기 한 번으로 금세 친구가 되었지요.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친구 관계는 단순한 우정의 문제가 아니라 ‘소속감’과 ‘자존감’을 좌우하는 민감한 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SNS에서의 팔로워 수, 최신 유행 패션, 부모의 배경이나 경제력, 말투와 화장까지도 친구 관계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이 모두 비슷한 패딩을 입고, 비슷한 브랜드의 가방을 메는 것도 사실은 자신을 숨기기 위한 생존전략일지 모릅니다. 너무 눈에 띄면 배척당할까 봐, 다르다는 이유로 외로워질까 봐 아이들은 자신을 동일한 틀에 맞추려 합니다.

그런 아이가 캐나다에 오면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합니다. 여기서는 외모나 물질적인 비교보다는 ‘자신의 표현력’과 ‘자신감’이 관계의 기준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표현의 언어가 영어라는 점이지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떠올리고, 단어를 찾고, 문장을 만들다 보면 대화의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마음은 열려 있는데, 입이 따라주지 않아 멀어지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제가 만난 한 학생은 학교 점심시간마다 혼자 앉아 있곤 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수줍음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영어로 농담을 못 알아듣는 게 제일 힘들어요”라는 한마디가 전부였습니다. 아이는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 ‘언어로 연결되는 감정’을 배우고 있었던 겁니다. 몇 달 후, 그 학생은 같은 반 친구에게 “너 웃는 게 귀엽다”는 말을 영어로 전하고 처음으로 함께 웃었습니다. 그 순간, 비로소 진짜 친구가 생긴 것이지요.

이렇듯 아이들이 새로운 문화 속에서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부모의 인내와 격려가 절실합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아”, “말이 서툴러도 네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아이에겐 커다란 힘이 됩니다. 영어 실력만큼 중요한 건 자신감이고, 그 자신감은 부모의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그렇다면 “그냥 한국에서 살면 더 편하지 않을까?”라고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맞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편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어 세상으로 나갔을 때, 영어와 외국 문화가 낯설고 두려운 벽이 된다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조기유학은 단순히 공부를 위해 떠나는 여정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영어 점수가 아니라,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진심으로 관계 맺는 힘입니다. 아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바로 그 힘을 길러줍니다.

낯선 땅에서 친구를 사귀는 그 모든 시간은 결국 아이를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 줍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언어를 넘어선 소통의 가치를 배웁니다. 그게 바로 조기유학의 진짜 이유 아닐까요.

해외에서 친구 사귀기, 그 속에 담긴 성장의 의미와 조기유학의 방향에 대해 더 이야기 나누고 싶으시다면 세계유학&교육으로 문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