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 시대, 가장 후회 없는 전공 2위, ‘Criminology(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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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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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21시간 전


AI 시대, 가장 후회 없는 전공 2위, ‘Criminology(범죄학)’
얼마 전 미국의 취업 플랫폼 ZipRecruiter가 약 1,500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졸업 후 가장 후회하는 전공”으로는 언론학(Journalism), 사회학(Sociology), 인문학(Liberal Arts) 등이 꼽혔습니다. 반면, “가장 후회가 적은 전공”으로는 많은 이들이 예상한 대로 컴퓨터·정보과학(Computer and Information Sciences), 공학(Engineering), 간호(Nursing), 헬스 관련 전공(Health)이 포함됐지만, 그 중 Criminology(범죄학)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72%가 “다시 전공을 선택하더라도 Criminology를 고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속해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다고 여겨지던 범죄학이, 컴퓨터공학이나 간호학과 같은 실무형 전공과 비슷한 만족도를 보인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지만, 그 배경에는 오늘날 급변하는 산업 구조와 기술의 발전이 있습니다.
예전의 범죄학은 주로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거나 사회적 원인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범죄학은 사회학, 법학, 심리학뿐 아니라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융합학문으로 발전했습니다. 즉, 과거에는 ‘범죄를 이해하는 전공’이었다면, 이제는 ‘범죄를 예방하고 분석하며 시스템을 설계하는 전공’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특히 사이버 범죄, 개인정보 유출, 금융사기 등 디지털 기반의 신종 범죄가 급증하면서, Criminology 전공자의 역할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은행들은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 부서나 금융사기 예방 부문에서 Criminology 전공자를 적극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범죄학적 사고방식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해 금융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분석직의 연봉은 일반 은행 창구직보다 훨씬 높으며, 향후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Criminology 전공의 진로는 공공 부문에서도 탄탄합니다. 졸업 후 경찰, 교정기관, 법원, 국경관리청 등에서 근무할 수 있고, 보안 컨설팅, 보험사 리스크 관리, 사회조사 기관, 법률 관련 기업 등 민간 분야로도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정책분석가(Policy Analyst), 범죄 데이터 분석가(Crime Data Analyst), 국경 관리관(Border Services Officer) 같은 직종이 대표적입니다. 신입의 평균 초봉은 약 5만~7만 캐나다 달러 수준이며, 경험을 쌓으면 8만 달러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캐나다 정부의 고용 전망에서도 향후 10년간 관련 직종의 성장률이 평균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Criminology는 학문적 확장성도 뛰어납니다. 대학원 과정에서는 범죄심리, 법학, 사회정책, 윤리학 등과 연계해 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사회 각 영역에 침투하면서, 기술이 불러올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 공정성의 기준을 다루는 학문적 영역에서도 Criminology 전공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전공은 “데이터와 인간의 행동을 연결해 사회의 안전과 정의를 설계하는 학문”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의 여러 도시에서는 AI를 활용해 범죄 발생 확률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스마트 치안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설계와 검증 과정에서 범죄학 전공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토론토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Simon Fraser University), 오타와대학교(University of Ottawa), 윌프리드 로리에대학교(Wilfrid Laurier University) 등이 Criminology 전공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UC Irvine, Rutgers University, Florida State University가 대표적인 명문으로 꼽힙니다.
결국 Criminology 전공의 매력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지적 탐구”와 “데이터 기반의 실무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AI와 윤리, 기술과 사회의 균형이 중요해진 지금, 범죄학은 과거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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