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투데이 칼럼] 현직 대기업 멘토가 알려주는 스펙보다 중요한 취업 경쟁력은?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화려한 이력서입니다. 좋은 대학 성적, 인턴과 코업(Co-op) 경험, 봉사활동과 대외활동까지, 서류만 보면 더할 나위 없는 인재들입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모습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캐나다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 제 조카가 전해준 사례들은 우리가 다시 한 번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과연 취업 성공의 핵심은 스펙일까요, 아니면 태도일까요?

조카가 만난 코업 학생들의 이력서는 모두 빛이 났습니다. 이전에도 잘 알려진 기업에서 경험을 쌓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하며, 봉사활동 기록까지 촘촘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함께 일해 보면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한 학생은 업무용 컴퓨터 옆에 휴대폰을 세로로 세워두고 하루 종일 짧은 동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을 맡기면 곧바로 시작하는 대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계산부터 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질질 끌다가 마감 직전에야 서둘러 결과물을 제출하곤 했습니다. 이유를 묻자 “빨리 끝내면 일이 더 주어질까 봐”라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학생은 아예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유를 물으니 운동을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겨 스스로 집에서 근무하기로 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회사에 알리지 않고 자기 편의대로 출근 여부를 결정한 것입니다. 조카는 처음엔 황당했지만,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런 경우는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부서의 직원들은 더 믿기 어려운 경험담들을 쏟아냈고, 다들 어느 정도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었습니다.

조카가 강조한 점은, 이런 사례들이 결코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코업 제도는 기본적으로 Pass or Fail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세세한 근무 태도까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Fail 판정을 주려면 복잡한 절차와 증빙이 필요해 웬만한 경우에는 내리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력서만으로는 지원자의 태도나 업무 습관을 확인하기 힘들고, 기업 입장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스펙이 실제 역량과 이어지지 않는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조카는 젊은 세대를 비난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경력과 실력은 회사에 들어와서도 충분히 쌓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배우려는 자세, 성실하게 노력하려는 마음가짐,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태도라는 것입니다. 이런 기본이 갖춰져 있다면, 설령 경험이 부족해도 기업은 기꺼이 그 사람을 성장시킬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뛰어난 스펙을 가진 사람이라도 태도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면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오늘날 젊은 세대는 빠른 변화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효율과 편리함을 중시하고,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조직 생활은 다릅니다.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의 목표와 협력, 그리고 책임감이 우선됩니다. 회사는 단순히 일을 끝내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신뢰를 쌓아가며 조직을 움직이는 구성원을 찾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근무 태도를 훈련하는 것입니다. 맡은 업무를 끝까지 책임지고, 시간을 성실하게 지켜내는 습관이 기본입니다. 둘째, 협업을 배우는 것입니다. 나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잘 돌아가도록 배려하고 소통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초기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성실한 태도를 보이면 누구나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스펙은 눈길을 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결국 기업에서 오래도록 인정받고 성장하는 사람은, 스펙이 아니라 태도를 준비한 사람입니다. 오늘의 작은 습관과 진지한 마음가짐이 내일의 기회를 결정합니다. 젊은 세대가 기억해야 할 진짜 경쟁력은, 이력서에 적히지 않는 올바른 근무 태도와 성실한 마인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