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투데이 칼럼] 심각해진 대졸자 취업난, 어떤 스킬을 갖춰야 살아남을까?

심각해진 대졸자 취업난, 어떤 스킬을 갖춰야 살아남을까?

“졸업은 했지만 취업은 못 했다.”

최근 한국의 한 교육 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 졸업 이후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취업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 무경험자’로 남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서도 이와 유사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직과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고용시장에서 “인재가 부족하다”는 기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학위나 자격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직무에서 요구하는 ‘스킬’과의 간극 때문입니다.

이제 대학은 단지 ‘졸업장’을 따기 위한 곳이 아니라, 실무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역량을 갖추는 훈련소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어떤 스킬을 준비해야 진짜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여전히 컴퓨터 사이언스를 유망한 진로로 꼽고 있지만,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컴공 전공자들이 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신입 채용 축소, 인턴 기회의 제한 등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시점의 흐름일 뿐, 전체 산업 구조에서 볼 때 컴퓨터 사이언스는 여전히 취업 가능성과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입니다.

현대 산업에서 소프트웨어는 거의 모든 분야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금융, 의료, 제조, 교육, 공공 행정 등 IT가 접목되지 않는 분야가 드물고,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발전은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발자’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단순한 코딩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 끊임없는 학습 역량이 함께 갖춰져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까요? 최근 캐나다의 대학들은 실무 중심 교육과 융합형 커리큘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 UX 디자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전공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가 경영학, 심리학, 디자인 등과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통해 폭넓은 시야를 갖춘다면, 보다 유연하게 직무를 선택하고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한편, 단순히 전공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에는 스킬 기반 채용(skill-based hiring)이 강화되면서, 실제로 어떤 프로젝트를 해봤는지, 어떤 툴을 다룰 수 있는지, 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봤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캐나다 대학들은 Co-op(현장 연계 학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졸업 전에 실제 기업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스킬을 점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전공을 선택하느냐’보다, ‘그 전공을 통해 어떤 스킬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입니다. 그리고 이 스킬은 단지 하드 스킬, 즉 기술적인 역량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문제 해결력, 의사소통 능력, 정서 지능, 협업 역량, 적응력 등 소프트 스킬이 함께 겸비되어야 진정한 실력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교육의 본질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단지 졸업장을 위한 대학이 아니라, 직업을 위한 교육, 삶을 준비하는 훈련소로서의 대학을 바라봐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 자녀가 어떤 전공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선택이 미래 사회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지를 함께 이야기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