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낙하산, 미국에선 리퍼럴 보너스? 평소의 당신이 취업을 결정합니다

한국에서 누군가가 “아는 사람이 그 회사에 있어서 소개받고 취업했다”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그만큼 실력이 있었나 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빽을 썼네”, “낙하산 아니야?”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실제로 능력이나 자격과 관계없이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받는 인사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의 채용문화를 들여다보면,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 자신의 지인을 추천하고 그 사람이 채용되면 추천한 직원에게 회사가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Employee Referral Program’이 하나의 공식적인 채용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인사관리협회(SHRM)의 자료를 보면 직원 추천 보너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상당히 많습니다. 2023년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59%가 employee referral bonus를 제공한다고 답했습니다. 보너스 금액은 기업이나 직무의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포지션은 1,000불에서 3,000불 선이며, 시니어 레벨이나 채용이 극도로 어려운 전문직(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의 경우 5,000불에서 심지어 10,000불 이상을 책정하는 곳도 많습니다.
왜 회사는 직원에게 돈까지 주면서 사람을 소개받으려고 할까요? 결국 좋은 사람을 찾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직원이 “이 사람은 내가 함께 일해봤는데 믿을 만합니다”라고 추천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이력서에 적힌 경력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직원 추천을 통해 들어온 지원자는 다른 경로의 지원자보다 채용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입사 후 오래 근무하거나 업무 성과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과 북미의 문화적 차이가 흥미롭게 드러납니다. 한국에서는 지인을 통한 취업이 공정성의 문제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반면 북미의 referral은 친한 사람을 무조건 회사에 ‘꽂아주는’ 개념이라기보다, 자신의 평판을 걸고 적합한 사람을 회사에 연결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물론 추천을 받았다고 해서 채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정상적인 referral program에서도 면접과 자격 검증은 별도로 진행됩니다. 또한 지인 추천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비슷한 배경의 사람들만 조직에 들어오는 문제나 네트워크가 넓지 않은 지원자가 불리해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추천은 채용의 한 경로일 뿐, 객관적인 평가를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이 문화가 학생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이 학부모님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을 단순히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과정으로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도 훗날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조별과제를 할 때 다른 학생들에게 대부분의 일을 떠넘기고 마지막에 이름만 올려 좋은 학점을 받는 학생이 있습니다. 본인은 자신이 요령이 좋고 영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후 그 조원이 먼저 취업해 회사에서 사람을 찾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 학생을 추천할까요? 함께 일해본 교수에게 추천서를 부탁한다면 교수는 어떤 기억을 떠올릴까요?
취업시장에서 네트워크는 단순히 아는 사람의 숫자가 아닙니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생 때부터 자신을 잘 ‘광고’해야 합니다. 여기서 광고란 자신을 과장해서 포장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하고, 약속을 지키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그 친구라면 믿고 추천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그런 추천을 때로는 ‘빽’이라고 부르고, 북미에서는 ‘referral’이라는 이름으로 제도화해 보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추천을 받을 만한 평판을 평소에 만들어왔느냐입니다.
취업은 졸업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첫 조별과제를 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좋은 학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오래가는 자산은 나와 함께 공부하고 일했던 사람들이 “저 사람은 믿을 만하다”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결국 평소의 작은 행동들이 언젠가 나의 가장 강력한 추천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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