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투데이 칼럼] 국제수준의 예술가를 만드는 토론토의 공립 아트스쿨들

국제수준의 예술가를 만드는

토론토의 공립 아트스쿨들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싶은 청소년에게, 토론토는 매우 특별한 교육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도시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교육이 공립 시스템 안에 녹아들어 있으며, 그 중심에는 예술 전문 고등학교들이 있습니다. 이들 학교는 단순히 ‘미술 시간’이 많은 일반 학교가 아니라, 예술을 진로로 삼고자 하는 학생들이 깊이 있는 훈련과 실제적인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된 커리큘럼을 자랑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단연 에토비코 예술학교(Etobicoke School of the Arts, ESA)입니다. 이 학교는 캐나다 전역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명문 예술대학 입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배출해왔습니다. 특히 시각 예술 부문에서의 포트폴리오 수준은 매우 높으며, ESA 학생들이 만든 작품은 매년 다수의 국제 청소년 아트 어워드에서 수상합니다. 영화나 영상 전공 학생들은 실제 단편영화를 제작해 국제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하고, 무용과 음악 전공 학생들은 지역 공연장을 넘어 외부 공연에까지 진출합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각 분야의 예술 교육이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닌, ‘예술가로서의 사고방식’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곳은 Earl Haig Secondary School 내의 Claude Watson Arts Program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적 재능을 조기에 발견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무용, 드라마, 시각예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합니다. 이곳의 가장 큰 강점은 탁월한 멘토링 시스템과 공연 중심 교육입니다. 학생들은 학기마다 직접 무대를 기획하고 연출하며, 음악 전공의 경우 학교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에 소속되어 실전 중심의 훈련을 받습니다. 졸업생 중에는 캐나다 내 유명 예술대학뿐 아니라 미국의 줄리어드, 파슨스, 버클리 음대 등으로 진학한 사례도 많습니다.

한편 Wexford Collegiate School for the Arts는 실용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교육을 지향합니다. 이 학교는 공연 예술과 시각 예술을 중심으로 두 개의 메이저 트랙을 운영하며, 특히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매우 강한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토론토 시내 및 교외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청소년 공연에 학교 단위로 참여하고, 학생들이 무대 감독, 의상, 조명, 연기 등 각 파트를 나누어 실제 공연을 이끕니다. 미술 전공 학생들은 지역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며, 졸업 전 이미 준전문가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Rosedale Heights School of the Arts는 다른 학교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예술 커뮤니티 내에서 점점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비교적 자유롭고 실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이 학교는 창의성과 협업 능력을 중시합니다. 전통적인 오디션 중심보다는 프로젝트 기반 평가를 선호하며, 학생들이 예술을 매개로 사회적 메시지를 다루는 작업이 활발합니다. 시각예술과 미디어 아트 부문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며, 다양한 교차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학제 간 통합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트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각 전공에 맞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실기 심사 또는 포트폴리오, 오디션, 인터뷰 등의 절차를 통해 학생을 선발합니다. 시각 예술 분야에서는 최소 5~10점의 최근 작품과 스케치북, 창의적 사고를 보여줄 수 있는 자기소개서가 필수이며, 음악·무용·연기 부문은 짧은 자유 연기나 연주, 지정 곡목 수행 등이 요구됩니다. 입학 준비는 일반적으로 8학년 후반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포트폴리오나 오디션 연습 외에도 교사의 추천서나 예술 관련 경력이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토론토의 예술 고등학교는 단순한 ‘예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들은 예술을 진로로 삼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전문 교육의 문을 열어주고, 동시에 그들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성장의 터전입니다. 만약 자녀가 진지하게 예술을 향한 길을 걷고자 한다면, 이들 학교는 그 여정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이상적인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